'TURN/노래가 있는 풍경'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14.12.17 미안했었다고
  2. 2014.09.26 우린 달라질까요
  3. 2014.09.22 마음 산책같은 음악-새벽4시
  4. 2014.09.09 그사람
  5. 2014.05.22 어떤 그리움 2
  6. 2014.05.05 조금 더 일찍알았더라면 행복했었을까요
  7. 2013.02.11 이런 사랑을 하렴

 

 

 

추억과 향기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늙지 않는다.

내게 크리스마스 선물은 조말론 향수 '블랙베리엔베이', '라임바질엔만다린' 디퓨저.

디퓨저 덕분에 온 집안이 향기로 가득하고 조말론에 흠뻑 빠져서 몽땅 수거해와야겠단 욕심이 생긴다.

 

 

 

 

 

 

 

어디 허름한 식당 없어?

허름한 데로 가자.

허름한 것이 좋다.

허름하다는 것은 반짝반짝 새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헌것, 낡은 것, 오래되고 가난한 것은 그 시절에 더 뜨겁고 정답고 치열했을 것이다.

악착같이 서로를 나누어가며, 아껴가며, 서러움과 연민,

욕지거리와 난장과 뜨거운 눈물범벅을 꼭꼭 씹어 삼켜가며

그럼에도 내팽개치지 않은 생의 육자배기가 그곳에 있을 것이다.

겹겹이 쌓인 먼지의 시간만큼 사랑하였을 것이다.

 

허름한 추억이 없어서 내 감정은 이렇게 가난하다.

그러니 나랑은 허름한 곳으로 가자.

반질반질 닳은 탁자에 앉아서 찌그러진 냄비에 팔팔 끓고 있는 찌개 한 숟가락 떠먹으면서,

짝 안 맞는 젓가락으로 김치 꽁다리 찢어 먹으면서 허름한 것들의 노래를 좀 듣자.

웅숭깊은 그 노래 들으면서 나도 좀 걸쭉하게 울어보자, 한번.

우리는 본래 허름한 사람이었다.

 

-양양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짙은 콘서트는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짙은    -잘 지내자, 우리
 
사랑의 단상 Chapter 5. - The Letter From Nowhere

 


마음을 다 보여줬던

너와는 다르게

지난 사랑에 겁을

잔뜩 먹은 나는

뒷걸음질만 쳤다

 

너는 다가오려 했지만

분명 언젠가

떠나갈 것이라 생각해

도망치기만 했다

 

같이 구름 걸터앉은

나무 바라보며

잔디밭에 누워

한 쪽 귀로만 듣던

달콤한 노래들이

쓰디쓴 아픔이 되어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

 

분명 언젠가 다시

스칠 날 있겠지만

모른 척 지나가겠지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서툴렀던 나는 아직도

기적을 꿈꾼다

 

눈 마주치며 그땐

미안했었다고

용서해달라고

얘기하는 날

그때까지 잘 지내자

우리, 우리

 

지금 생각해보면

그까짓 두려움

내가 바보 같았지 하며

솔직해질 자신 있으니

돌아오기만 하면 좋겠다

 

분명 언젠가 다시 스칠

날 있겠지만

모른 척 지나가겠지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서툴렀던 나는 아직도

기적을 꿈꾼다

 

눈 마주치며

그땐 미안했었다고

용서해달라고

얘기하는 날

그때까지 잘 지내자

우리, 우리

 

눈 마주치며 그땐

미안했다고

용서해달라고

이야기 하는 날

 

그때까지

잘 지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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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사이에
거리가 있어야
당신과 나 사이로
바람이 분다


당신과 나 사이에
창문이 있어야
당신과 내가 눈빛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어느 한쪽이
창밖에 서 있어야 한다면
그 사람은 나였으면


당신은 그저
다정한 불빛 아래서
행복해라
따뜻해라

 

-황경신 <생각이 나서>-

 

 

 

 

 


그 한 사람  -이승환
연애의 발견 OST Part 7 (KBS 월화드라마)

 
그 사람이 내 맘에 앉은 건
어느 뜻밖의 순간
몸을 낮추고 눈을 맞추던
시작의 순간

그 사람 말보다 하얀 손등이
가지런한 눈빛이
내겐 더 많은 얘길 건네죠
좋은 마음은 쉬이 읽히나요

어디 가지 않아요
여기에 매일 있을게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외롭지 않게 소홀해지지 않게

그 사람 입꼬릴
올리며 웃는 게
밥 잘 먹는 게 좋아요
우린 달라질까요
행여 싫어질까요
좋은 마음은 쉬이 변하나요

우리가 다투는
수만 가지 이유
사랑이라는 단 하나의 믿음
you're my everything,
my everything

어디 가지 않아요
여기에 매일 있을게요
환한 날도 추운 날도
시리지 않게 내 가슴으로
내 사랑으로 안아줄게요

어디 가지 않아요
여기에 매일 있을게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내 가슴으로 사랑으로
안을게요
두 번 다시 그 사람을
우두커니 혼자 두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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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 새벽4시를 들으며..

향취와 여운이 숨어있는

마음 산책같은 음악.

마치 봄을 기다리듯 솔직한 자기 고백같은..

그 고백을 글로 담아 편지 받은 느낌이다.

이번 앨범도 ^___^)b

 


나는 위대한 인물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나와의 유사성이 너무나 없기 때문인가 보다.

나는 그저 평범하되 정서가 섬세한 사람을 좋아한다.

동정을 주는데 인색하지 않고 작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곧잘 수줍어하고 겁 많은 사람, 순진한 사람,

아련한 애수와 미소 같은 유머를 지닌

그런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찰스 램'

그는 오래된 책, 그리고 옛날 작가를 사랑하였다.

그림을 사랑하고 도자기를 사랑하였다.

작은 사치를 사랑하였다. 그는 여자를 존중히 여겼다.

그의 수필 '현대에 있어서의 여성에 대한 예의'에 나타난 찬양은 영문학에서도 매우 드문 예라 하겠다.

어린 굴뚝 청소부들도 사랑하였다.

그들이 웃을 때면 램도 같이 웃었다.

그는 일생을 런던에서 살았고, 그 도시가 주는 모든 문화적 혜택을 탐구하였다.

정치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자기학교, 자기 회사, 극장, 배우들, 거지들, 뒷골목 술집, 책사,

이런것들의 작은 얘기를 끝없는 로맨스로 엮은 것이

그의 '엘리아의 수필'들이다.

 

그는 램이라는 자기 이름을 향하여

"나의 행동이 너를 부끄럽게 하지 않기를. 나의 고운 이름이여" 라고 하였다.

그는 양과 같이 순결한 사람이었다.


-피천득 <인연> 찰스 램 -

 

요즘 꺼내고픈 '인연' 구절로

지친하루 '토닥토닥'.

 

 

 

 

 


김진호 -새벽4시

 

아직 잠들지 못한 나에 가슴속에

미련들이 차 오를때

이런 내 모습

어느새 무뎌져 버린지 오래

오늘도 술한잔 생각이 나

 

잘 모르겠어 나로 인한

내 불안도 내 방황도

나도 모를 외로움에 사무칠때

너에게로 나 다시 돌아가

 

니가 생각나 난 노래해

이 시간이 다가올때

나도 모를 내 모습에 헤매일때

약해빠진 나 누가 안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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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서로의 외향적인 모습은 너무나 달랐지만

왠지 모르게 서로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

같은 생각을 가지며 서로가 가지는 그런 사소한 아픔까지

쉽게 찾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

오래도록 같이 있는다하더라도 전혀 거부감이 없고

조용한 침묵속에서도 낯선 감각이 찾아들지 않는 그런 사람

분명히 가슴속에 새겨지고 남겨지는 감정이 아니라

늘 언제부턴가 함께 있고 동화되어 가는 것 같은 그런 사람

의미로 시작되어 의미로 끝나는 그런 사사로운 만남이 아니라

아무런 이유없이도 편안하게 친구처럼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

내가 그렇게 망설임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친절한 사람

내가 지금 하염없이 찾아다니는 사람은 바로 그런사람.

 

 

 

 

 

 

최병걸&정소녀 - 그사람

 

왜 그런지 그냥 가긴 너무 아쉬운 그 사람 그 사람

왜 그런지 어디서나 다시 만날 것만 같은 사람 그 사람

그 사람 그 사람

 

나를 좋아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나를 사랑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바로 그 사람 그 사람

내가 좋아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내가 사랑하게 될 것만 같은 건 바로 그 사람 그 사람

 

왜 그런지 어디서나 자꾸 기다려지는 사람 그 사람

왜 그런지 언제나 자꾸 보고 싶어지는 사람 그 사람

그 사람 그 사람

 

나를 좋아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나를 사랑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바로 그 사람 그 사람

내가 좋아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내가 사랑하게 될 것만 같은 건 바로 그 사람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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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열정이란

글 자체가 벌써 하나의 '고백'이다.

우리가 늘 곁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음악에 무감각한 사람보다는

그것에 열광하는 미지의 사람에 대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반추의 성향이 없는 사람에게 사색이란 있을 수 없다.

-에밀 시오랑-

 

 

정준일이란 가수의 음악을 먼저 좋아했다.

물론 메이트때부터가 되었지만...

메이트의 보컬이 정준일이었다니...

얼굴과 같은 가수였단 것을 알게 된 건 불과 최근. 그것도 우연히 본 '라디오 스타'에서....

ㅡ,.ㅡ

아.. 빨리 다음달 콘서트 시간이 기다려진다.

이번달 폭풍마감이 어서어서 지나가길...

정신, 체력 방전되기 일보직전..

 

 

 

 

 

그대를 바라보면

포근함을 느꼈지

아직도 나에게 남아있는

그대의 모습

나의 마음 고요하게 해



언젠가 그대는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었지

사랑은 슬픈 이별보다

아픈 거라고

하지만 내님 떠나고

이제 나 홀로 남아

그대의 앞길을 비추네



지나간 기억 속에

그대 모습 생각나

견딜 수가 없는

혼자만의 외로움들은

나의 마음 허무하게 해


언젠가 그대는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었지

사랑은 슬픈 이별보다

아픈 거라고

하지만 내님 떠나고

이제 나 홀로 남아

그대의 앞길을 비추네

그대의 그대의 앞길을 비추네



사랑은 슬픈 이별보다

아픈 거라고

하지만 내님 떠나고

이제 나 홀로 남아

그대의 앞길을 비추네 비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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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음악, 영화도

대중적이지 않고 소수 지향적인 것 같다.

그 나이에도 변함없는 이승환을 좋아하는데... 콘서트 한 번 못가보고... ㅜㅜ

큰 공연은 싸이로 끝.

너무 먼거리, 많은 사람들 말고...

작지만 함께할 수 있는 공연을 원해서이기도 하다.

 

 

 

언제나 이 가수 노래 참 좋터라 라고 말하면 모두들 반응이 누규?다.

일단 나는 가수 이름보다는 노래만 들어서 생김새라던가 이름조차 잘 기억못하는 것이 다반사.

메이트 노래를 참 좋아했더랬다.

그리고 정준일 노래도.

어떻게 저렇게 마음을 젖어들게 하는지...

최근 '라디오 스타' 다시보기로 메이트 멤버 중 한명이 정준일이라는 것을 알았다.

아....

그러니깐 내 취향은 확실하다는 것이 분명하다. ㅡ,.ㅡ

 

가깝기도 하고 대부분 노래가 좋아서

큰 맘 먹고 정준일 콘서트 예매했다.

6월에 힐링~~~ 기다려진다.

 

 

 

 

 

 


겨울   -정준일


 

차가운 새벽공길 지나

어두운 밤거리를 달려,



숨차게 언덕을 올라 하늘을 바라다보면

그대뿐입니다.



아나요 얼마나 힘겨운지

침묵이 무엇을 말하는지



힘겨운 새벽, 아침이 밝아올 때 쯤이면

조금 나아지겠죠

하루, 또 하루가 지나가고

이 겨울이 지나가면 익숙해질 수 있을까요.

아득하기만 한 그대의 따스한 손길

쉽게 잊지는 못할겁니다 아마도


좀처럼 무뎌지지 않는,

그대란 사람의 흔적들..



이렇게 될 걸 우리, 조금 일찍 알았더라면

행복했었을까요


너와 수줍게 입맞추던 밤

서툴고 예민했었던 그 시절의 우린 없지만,

문득 비좁은 시간의 틈 그 사이로

새어들던 아름다운 그대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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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런 사실을 잘 몰랐습니다.

그저 알에서 부화해서 눈부신 세상의 공기를 맛보는 기쁨으로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엄마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부지런히 받아먹는 재미에 빠져 내가 날개가 한 짝뿐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차차 시간이 지나고 날기를 배워야 할 때쯤 되어서야 나는 내가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날기 위하여 온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수없이 둥지 밖으로 뛰어내렸습니다.

날지 못하는 새는 새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 정도 고통쯤은 어디까지나 날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둥지 밖으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러자 나는 곧 날개가 한 짝뿐이기 때문에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엄마, 왜 내 날개가 하나뿐이지? 왜 하나뿐이야?"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놀라지 말아라. 봐라, 이 엄마도 날개가 하나뿐이다."

"엄마, 날개가 하나뿐인데 어떻게 날 수가 있어요? 나는 지금 날개가 하나뿐이기 때문에 날 수가 없잖아요?"

"그건 엄마가 어른이기 때문이다. 너도 어른이 되면 날개가 하나라도 얼아든지 날 수 있다.

그러니까 날기 위해서는 먼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엄마, 기다림이 뭐에요?"


"그건, 우리를 날 수 있게 하는 귀한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날기보다 먼저 기다림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기다림 끝에 날 수 있다."

나는 엄마의 말씀에 적이 안심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기는 싫었지만

그날부터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무엇을 기다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습니다. 나는 둥지 안에서 늘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날 아침 햇살이 나를 보고 "너도 다 컸구나" 하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어른이 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당장 둥지 밖으로 나와 날기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오리처럼

뒤뚱거리다가 날개가 없는 오른쪽으로 픽 쓰러지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기를 기다렸다가

재차 시도해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엄마, 어른이 되어도 날 수가 없잖아요?"

"사랑을 한번 해보렴. 사랑을 해야 날 수가 있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바위에 머리를 부딪친 것같이 정신이 멍했습니다. 그 말은 내가 생전 처음 들어본 말이었습니다.

"엄마, 사랑을, 어떻게 하죠?"

"네가 직접 한번 경험해보렴."


사랑을 하지 않으면 날 수 없나요?"

"그렇단다. 우리는 사랑을 하지 않으면 날 수 없단다. 엄마가 한쪽 날개만으로 날 수 있는 건 바로 사랑을 하기 때문이란다."

날기 위해서는 사랑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엄마가 어른이 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한 것은 바로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들뜬 마음으로 사랑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엄마한테 물어보아도 어디까지나 내 힘으로 사랑을 찾아야 한다고만

할 뿐 더 이상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풀잎아, 사랑이 뭐니?"

나는 길을 가다가 풀잎에게 물었습니다. 풀잎은 그저 말없이 웃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길을 가다가 나랑 똑같이 생긴 새 한 마리를 만나 그만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순간, 내 가슴은 떨려왔습니다. 사랑은 눈이 마주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풀잎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을 무슨 풀잎의 이름인 줄 알았던 나 자신이 우스워 그만 픽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자 그 새도 나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우리는 처음 만나자마자 그렇게 한동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웃음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날기 위하여 서로 사랑을 찾아나섰다는 사실을 곧 알아차렸습니다.

그도 사랑하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이 날기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말과는 달리 우리는 날 수가 없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기를 기다려 서로 몸을 밀착시키고 함께 날개를 움직였으나 날기는 커녕 그대로 언덕 아래로

곤두박질쳐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엄마한테 대들 듯이 말했습니다.

 

"엄마, 사랑을 해도 날 수가 없어요. 왜 그런 거짓말을 하세요?"

"그건 네가 왼쪽 날개를 지난 새를 만났기 때문이다."

"넌 왼쪽 날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 날기 위해서는 오른쪽 날개를 지닌 새를 만나야 한다.

그러니까 왼쪽 날개를 지닌 새는 오른쪽 날개를 지닌 새를 만나야 하고, 오른쪽 날개를 지닌 새는

왼쪽 날개를 지닌 새는 왼쪽 날개를 지닌 새를 만나야 한다. 그게 우리들의 만남의 불문율이다."

아이 참. 진작 그런 말씀을 해주시지.

나는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하고 싶었으나 속으로 꾹 참고 돌아섰습니다. 그러자 엄마가 조용히 나를 불러 세웠습니다.

"아들아, 중요한 것은 사랑에는 어떤 목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랑은 그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니야. 사랑을 하다 보면 자연히 원했던 삶이 이루어지는 거야."

나는 엄마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사랑을 찾아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나의 첫사랑은 분명 날아야 한다는 데에 목적을 둔 사랑이었습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사랑은 곧 파괴되고

만나는 사실에 마음이 쓰라렸습니다. 산다는 것이 생각보다 무척 힘든 일이라고 여겨진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들아, 엄마가 또 하나 빠뜨린 게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랑을 하더라도 진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 다가왔는지 엄마가 다시 나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여전히 엷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말했습니다.

"진실로 사랑하지 못하면 우리는 날 수가 없다. 우리가 사랑을 한다는 것은 바로

나머지 날개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들아, 사랑을 잃지 않도록 해라.

사랑을 잃으면 우리는 다시는 날 수 없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네가 먼저 사랑해라.

사랑을 받을 생각을 하지 마라. 줄 생각만 해라. 그러면 자연히 사랑을 받게 되고,

우리는 영원히 나머지 한쪽 날개를 얻게 된다."

나는 엄마의 말씀을 명심했습니다.

그리고 말씀 그대로 노력하고 실천했습니다.

지금 나는 한쪽 날개만으로도 마음껏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어떻게 날 수 있었느냐고요? 그건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아도 아마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정호승 <항아리>-

 

 

저는 해금연주를 좋아합니다.

어젯밤 '캐논의 변주곡'을 해금으로 연주한 것이 있나싶어 찾다가 추노 '비익련리' 연주를 듣게 되었죠.

또 이 연주를 듣다보니 정호승 '항아리'가 읽고 싶어졌더랬습니다.

때론 어른에게도 어른 동화가 필요할때가 있습니다.

늦은 밤 책을 꺼내들까하다 명절에는 책을 꺼내들지 말라는 말씀에 꾸욱 참았습니다. 

따뜻한 한줄의 감동과 지켜봐주고 계시다는 관심에 얼었던 심장이 녹았습니다.

하나하나 '좋아요'를 눌러주지 않아도 한마디에 모든 것들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래서 진심이 느껴졌었습니다. 늘 감사하며 살기로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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