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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9.09 바람아 불어라!! 얍!!!!

 

 

 

 

바닷바람 속을, 오름의 바람 속을,
농원의 바람 속을 걷다보면 지금보다는 지난 일들이 투명하게 되비쳐오는 때가 잦아 
나도 모르게 깊은숨을 쉬곤 하지.
바람은 거울인지도 모르겠어.
어떻게 그걸 이겨내고 이 시간으로 오게 되었을까 싶은 일도 
그냥 담담하게 떠오르곤 해.
오래 잊고 지냈던 사람들의 얼굴이 
바람에 실려와 잠시 머무는 때도 있지.
그렇게 계속 걷다보면 이젠 생각이 
과거를 지나 현재를 지나 미래로 뻗어나가지.
걷는다는 일은 온몸을 사용하는 일이잖아.
이곳에서 걷기 시작하면서 걷는 일은 
운동이 아니라 휴식이 아니라 
미래로 한 발짝 나아가는 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군.
그 어떤 일에 끝이란 없다는 생각도 들어.
시간이 이렇게 흘러가듯이 모든 일은 끝없이 계속되고 있어.
작별도 끝이 아니고 결혼도 끝이 아니고 
죽음도 끝이 아닌 거지. 생은 계속되는 거지.
제어할 수 없이 복잡하게 얽힌 채 다양하고 무질서한 모습으로.
이따금 이런 시간,
누군가 만들어놓은 이 바닷가 우체국에서 
잠깐 머무는 이런 시간,
이렇게 홀로 남은 시간 속에서야 
그 계속되는 생을 지켜보는 마음과 조우하게 되는 거지.

상처를 받아본 사람은 두 분류로 갈리잖아.
상처를 견디고 난 뒤 사람에 대해 더욱 희망을 갖는 쪽과
사는게 다 그런거지 체념하며 냉소적으로 변하는 사람.

-신경숙 <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슈퍼문 속에 토끼는 착한 사람들 눈에만 보이는 것일까. -____-);;

집 앞에서 눈에 들어온 강아지풀을 꺾으려다 바라만 봄.

여튼 달을 보며 소원빌기.

흠이 있어도 자유롭게 부르는 노래가 멋스럽다며 스스로를 토닥토닥...
세상이 늘 만만할 수는 없지만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차분히 견디는 동안 삶에 제법 묵직한 무게감이 생길 것을 믿으며
억지로 포장하지 않고, 적당히 묻어가지도 않는 언제나 정직한 마음으로 살아가기.
때론 엉뚱하고 어설플 때도 많겠지만 그러면 어떤가.
자신만의 속도로 호흡을 지켜가는 사람들의 기분 좋은 자존심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빼앗는 법.

 

사라지지 않을 것 같던 많은 것들이 사라지고
가볍게 날아갈 것 같던 많은 것들은 곁에 남아 있는 요즘이다.

 

바람아 불어라!! 얍!!!!

 

 

 

 

 

 

Posted by bluej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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