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향기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늙지 않는다.

내게 크리스마스 선물은 조말론 향수 '블랙베리엔베이', '라임바질엔만다린' 디퓨저.

디퓨저 덕분에 온 집안이 향기로 가득하고 조말론에 흠뻑 빠져서 몽땅 수거해와야겠단 욕심이 생긴다.

 

 

 

 

 

 

 

어디 허름한 식당 없어?

허름한 데로 가자.

허름한 것이 좋다.

허름하다는 것은 반짝반짝 새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헌것, 낡은 것, 오래되고 가난한 것은 그 시절에 더 뜨겁고 정답고 치열했을 것이다.

악착같이 서로를 나누어가며, 아껴가며, 서러움과 연민,

욕지거리와 난장과 뜨거운 눈물범벅을 꼭꼭 씹어 삼켜가며

그럼에도 내팽개치지 않은 생의 육자배기가 그곳에 있을 것이다.

겹겹이 쌓인 먼지의 시간만큼 사랑하였을 것이다.

 

허름한 추억이 없어서 내 감정은 이렇게 가난하다.

그러니 나랑은 허름한 곳으로 가자.

반질반질 닳은 탁자에 앉아서 찌그러진 냄비에 팔팔 끓고 있는 찌개 한 숟가락 떠먹으면서,

짝 안 맞는 젓가락으로 김치 꽁다리 찢어 먹으면서 허름한 것들의 노래를 좀 듣자.

웅숭깊은 그 노래 들으면서 나도 좀 걸쭉하게 울어보자, 한번.

우리는 본래 허름한 사람이었다.

 

-양양 <쓸쓸해서 비슷한 사람>-

 

 

 

 짙은 콘서트는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짙은    -잘 지내자, 우리
 
사랑의 단상 Chapter 5. - The Letter From Nowhere

 


마음을 다 보여줬던

너와는 다르게

지난 사랑에 겁을

잔뜩 먹은 나는

뒷걸음질만 쳤다

 

너는 다가오려 했지만

분명 언젠가

떠나갈 것이라 생각해

도망치기만 했다

 

같이 구름 걸터앉은

나무 바라보며

잔디밭에 누워

한 쪽 귀로만 듣던

달콤한 노래들이

쓰디쓴 아픔이 되어

다시 돌아올 것만 같아

 

분명 언젠가 다시

스칠 날 있겠지만

모른 척 지나가겠지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서툴렀던 나는 아직도

기적을 꿈꾼다

 

눈 마주치며 그땐

미안했었다고

용서해달라고

얘기하는 날

그때까지 잘 지내자

우리, 우리

 

지금 생각해보면

그까짓 두려움

내가 바보 같았지 하며

솔직해질 자신 있으니

돌아오기만 하면 좋겠다

 

분명 언젠가 다시 스칠

날 있겠지만

모른 척 지나가겠지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서툴렀던 나는 아직도

기적을 꿈꾼다

 

눈 마주치며

그땐 미안했었다고

용서해달라고

얘기하는 날

그때까지 잘 지내자

우리, 우리

 

눈 마주치며 그땐

미안했다고

용서해달라고

이야기 하는 날

 

그때까지

잘 지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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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과 나 사이에
거리가 있어야
당신과 나 사이로
바람이 분다


당신과 나 사이에
창문이 있어야
당신과 내가 눈빛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다


어느 한쪽이
창밖에 서 있어야 한다면
그 사람은 나였으면


당신은 그저
다정한 불빛 아래서
행복해라
따뜻해라

 

-황경신 <생각이 나서>-

 

 

 

 

 


그 한 사람  -이승환
연애의 발견 OST Part 7 (KBS 월화드라마)

 
그 사람이 내 맘에 앉은 건
어느 뜻밖의 순간
몸을 낮추고 눈을 맞추던
시작의 순간

그 사람 말보다 하얀 손등이
가지런한 눈빛이
내겐 더 많은 얘길 건네죠
좋은 마음은 쉬이 읽히나요

어디 가지 않아요
여기에 매일 있을게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외롭지 않게 소홀해지지 않게

그 사람 입꼬릴
올리며 웃는 게
밥 잘 먹는 게 좋아요
우린 달라질까요
행여 싫어질까요
좋은 마음은 쉬이 변하나요

우리가 다투는
수만 가지 이유
사랑이라는 단 하나의 믿음
you're my everything,
my everything

어디 가지 않아요
여기에 매일 있을게요
환한 날도 추운 날도
시리지 않게 내 가슴으로
내 사랑으로 안아줄게요

어디 가지 않아요
여기에 매일 있을게요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내 가슴으로 사랑으로
안을게요
두 번 다시 그 사람을
우두커니 혼자 두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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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 새벽4시를 들으며..

향취와 여운이 숨어있는

마음 산책같은 음악.

마치 봄을 기다리듯 솔직한 자기 고백같은..

그 고백을 글로 담아 편지 받은 느낌이다.

이번 앨범도 ^___^)b

 


나는 위대한 인물에게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나와의 유사성이 너무나 없기 때문인가 보다.

나는 그저 평범하되 정서가 섬세한 사람을 좋아한다.

동정을 주는데 인색하지 않고 작은 인연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곧잘 수줍어하고 겁 많은 사람, 순진한 사람,

아련한 애수와 미소 같은 유머를 지닌

그런 사람에게 매력을 느낀다.

 

'찰스 램'

그는 오래된 책, 그리고 옛날 작가를 사랑하였다.

그림을 사랑하고 도자기를 사랑하였다.

작은 사치를 사랑하였다. 그는 여자를 존중히 여겼다.

그의 수필 '현대에 있어서의 여성에 대한 예의'에 나타난 찬양은 영문학에서도 매우 드문 예라 하겠다.

어린 굴뚝 청소부들도 사랑하였다.

그들이 웃을 때면 램도 같이 웃었다.

그는 일생을 런던에서 살았고, 그 도시가 주는 모든 문화적 혜택을 탐구하였다.

정치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자기학교, 자기 회사, 극장, 배우들, 거지들, 뒷골목 술집, 책사,

이런것들의 작은 얘기를 끝없는 로맨스로 엮은 것이

그의 '엘리아의 수필'들이다.

 

그는 램이라는 자기 이름을 향하여

"나의 행동이 너를 부끄럽게 하지 않기를. 나의 고운 이름이여" 라고 하였다.

그는 양과 같이 순결한 사람이었다.


-피천득 <인연> 찰스 램 -

 

요즘 꺼내고픈 '인연' 구절로

지친하루 '토닥토닥'.

 

 

 

 

 


김진호 -새벽4시

 

아직 잠들지 못한 나에 가슴속에

미련들이 차 오를때

이런 내 모습

어느새 무뎌져 버린지 오래

오늘도 술한잔 생각이 나

 

잘 모르겠어 나로 인한

내 불안도 내 방황도

나도 모를 외로움에 사무칠때

너에게로 나 다시 돌아가

 

니가 생각나 난 노래해

이 시간이 다가올때

나도 모를 내 모습에 헤매일때

약해빠진 나 누가 안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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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서로의 외향적인 모습은 너무나 달랐지만

왠지 모르게 서로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

같은 생각을 가지며 서로가 가지는 그런 사소한 아픔까지

쉽게 찾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사람

오래도록 같이 있는다하더라도 전혀 거부감이 없고

조용한 침묵속에서도 낯선 감각이 찾아들지 않는 그런 사람

분명히 가슴속에 새겨지고 남겨지는 감정이 아니라

늘 언제부턴가 함께 있고 동화되어 가는 것 같은 그런 사람

의미로 시작되어 의미로 끝나는 그런 사사로운 만남이 아니라

아무런 이유없이도 편안하게 친구처럼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

내가 그렇게 망설임 없이 사랑할 수 있는 친절한 사람

내가 지금 하염없이 찾아다니는 사람은 바로 그런사람.

 

 

 

 

 

 

최병걸&정소녀 - 그사람

 

왜 그런지 그냥 가긴 너무 아쉬운 그 사람 그 사람

왜 그런지 어디서나 다시 만날 것만 같은 사람 그 사람

그 사람 그 사람

 

나를 좋아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나를 사랑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바로 그 사람 그 사람

내가 좋아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내가 사랑하게 될 것만 같은 건 바로 그 사람 그 사람

 

왜 그런지 어디서나 자꾸 기다려지는 사람 그 사람

왜 그런지 언제나 자꾸 보고 싶어지는 사람 그 사람

그 사람 그 사람

 

나를 좋아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나를 사랑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바로 그 사람 그 사람

내가 좋아할 것만 같은 그 사람

내가 사랑하게 될 것만 같은 건 바로 그 사람 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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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가 영원히 변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쁜 소식이지만

미래가 아주 다양한 모습으로

자네 손 안에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

-앤디 앤드루스-

 

 

 

 

 

이야깃거리가 너무 밀리다 보니 어떤 것부터 써야할 지.....

올해 나의 최고의 힐링이라면 정준일 콘서트를 갔다온 것이 아닐가 싶다.

6월 22일 공연을 한달 전부터 예매해서 하루하루가 일년과도 같은 시간.

그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메이트 노래를 좋아했고 정준일 노래도 좋아했더랬다.

늘 그랬듯이 노래가 좋아 들었던 터라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리가 없었다.

몇년 동안 같은 사람이라는 것도 모르고 최근 라디오 스타를 보고 알았으니... ㅡ,.ㅡ

 

 

 

 

그들의 노래는 나의 우울한 시기를 위로해 주며 함께 견뎌준 친구였다.

언제나 찾아도 늘 그대로인 친구.

공장을 옮기고 나니 약간의 여유도 생기고 큰 맘 먹고 콘서트를 예매.

워낙에 몸치라 방방뛰는 콘서트는 곤란, 게다 길치라 너무 먼 곳은 맘 먹기도 전에 포기. 사람 많은 건 피하기 일쑤.

여튼 정준일 가수 능력있는 남자임에는 틀림 없다.

나름 고상한 척 하는 내게 '멋저요~~~'란 소리를 지르게 하는 능력있는 남자.

몸치인 나를 손흔들게 하는 능력있는 남자.

이화여대 삼성홀이라 해서 가깝기도 하고 콘서트를 예매한 다는 것도 내 생에 처음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은 가수들이 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들이다.

 혼자면 어떠랴~~~

 

 

 

콘서트를 한 번 다녀오면 다음에 또 안가게 되겠지?란 큰 착각을~~~

왜 사람들이 똑같은 공연을 또 예매해서 보고 오는지 알만했다.

나도 자리만 있다면 또 보고 또 보고 싶을 도.

지금도 노래를 듣고 있자면 그때 공연 장면이 또렷이 떠오른다.

앞에서 10번째 였음에도 불구하고 맨 앞자리가 탐이났다. 다음에는 꼬옥~~~요이땅과 동시에 예매해야지.

직접 들으니 더 환상이었다. 옴몸에 울리는 전율~~~ 아....

지금 앨범을 듣고있자면 그때의 하나 하나의 장면이 떠올릴 정도...

내가 슈트입는 남자 좋아하는데 게다 피아노도 직접치며 노래까지... 아주 섹시하게 말이지...

이젠 연하남 탐난다.. 아핫하~~

유머도 딱 내 스타일에 나와 비슷. 분명 이야기도 잘 통할터인디...

 

라디오스타에서 정준일 가수에게 더 반한 것이 있다면

유명세를 타기 위함이 아닌 "여기 나오면 노래를 부를 수 있다고 해서 나왔어요"란 순수한 말이었다.

분명 여자를 울릴 나쁜 남자스타일임에도 불구 눈물이 참 많고 여리고 감수성이 풍부하다.

게스트 없는 공연 오히려 더 좋았다.

2시간 반 나는 너무도 짧았다. ㅜㅜ

티케값이 너무 저렴한 것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

 

 

 

의외로 혼자온 여자, 남자들이 많았다.

제일 부러웠던 건 젊은 커플들... ㅡ,.ㅡ

잘하면 내년엔 나도 둘이서 '도전' 흥.

 

메이트 공연도 꼭 가고말테닷.

 

공연 전에 음악들이 흘러나왔는데

그 중 Damien Rice - Elephant 너무 슬펐다. 엉엉.

보고싶을거야~~~

 

 

 

 

 

Damien Rice - Elephant

 

 

This has got to die

This has got to stop

This has got to lie down

Someone else on top



You can keep me pinned

'Cause it's easier to tease

But you can't paint an elephant

Quite as good as she

She may cry like a baby

She may drive me crazy

'Cause I'm lately, lonely..



So why'd you have to lie?

I take it I'm your crutch

The pillow in your pillow case

It's easier to touch

When you think you're safe

You fall upon your knees

But you're living in your picture

you still forget to breathe,

and she may rise if I sing you down

And she may drive me into the ground



'Cause I'm lately, horny..

'Cause I like you, will she take me
 

Posted by bluej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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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의 진리

 

저마다의 형편과 상황에 맞는

소중한 깨우침으로 살아간다.

그것이 진리로 알고 살아간다.

사실 또 그것이 진리다.

비록 착각에 가까워 잠시이거나

적용되는 유효 기간이 짧을지 모르지만...

그리고 좀 더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로 ㅜ정해가고

그것이 삶 속에 한결같을수록 진리에 가까운 거겠지.

-오태호 <비 갠 아침바람의 향기>-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세상.

심지어 연인사이에서도 전화보단 카톡으로 메시지 주고 받는 것이 당연해지고

지하철 풍경만해도 사람들은 저마다 고개숙인 모습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오히려 음악들으며 앞만 보고 걸어 다니는 것이 이상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처음에 '마이너리티 리포트'라는 영화가 나왔을때 충격이었다.

아니 어떻게 터치로 해결된단 말인가..

미래가 어쩌구 저쩌구 해서 기사로도 크게 몇장의 기획으로 나갔던 적이 있었는데

지금 그 신세계를 당연하게 느끼고 있다.

OS체제와 연애를 하고 의지를 하고 길을 다니면서 중얼거리고 그런 풍경이 어쩜 어색하지 않을지도...

 

 

 

 

 


오래전부터 기다렸던 영화였다.

나의 영화 취향이 이상한지라 언제나 소수의 개봉관과 새벽 시간대로 못 보길 부지기수.

왠일로 '그녀'는 개봉관이 많아서 아주 고마웠다는...^^::

이번달은 일에 치여 딱 하루 일찍 들어갈 수 있는 기회였지만 '그녀'를 보겠다며 오래전부터 예매해둔 지라

퇴근길 한걸음에 달려가서 야심차게 오징어와 음료를 시켰것만

너무 피곤해 앞부분에서 나도 모르게 살짝 졸다 경기일으키며 깼다.. 어흑.

 

영화 her(그녀)를 보고

몸이 없는 무형의 인공지능 운영체제(OS)와 대화하고 사랑에 빠지고 사람보다 더 의지하는

모습이 이제는 어색해 보이지도 충격적이 지도 않은 현실 우리네 모습일지도...

 

요즘은 따뜻한 사랑이 아닌 잇속을 챙기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게다 사랑을 하는 것 보단 사랑을 받는 것을 더 원하고

내가 좋아해서 사랑하는 것이 아닌 누가 나를 좋아해서 사랑하려는...

그만큼 상처받기 싫어하는 이유도 있을지 모른다.

 

 

 

 

 

 

 

내가 보고싶은 모습만 사랑하고 자신의 기대에 어긋나기라도 하면

상대가 변하길 바라고 변화시키려 한다.

영화의 제목이 'She' 아닌 'Her'인 이유.

 

영화에서도 상대를 사랑하는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대상을 대하는 것이다.

주인공 테오도르는 말한다. "내가 원하는 것이 뭔지 잘 모르겠어"

의욕도 없고,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이 뭔지 알지 못하고.. 늘 우울했던

그런 그가 나중에는 진심으로 OS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사랑을 억압하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편견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에서

주인공 테오도르는 마침내 편견을 이겨낸 사랑을 하게 된다.

감정없는 편지 대필 전문가였던 그가 진심으로 손편지를 쓰게 되었으니 말이다.

 

 

 

 

 

목소리만 들어도 너를 다 알아란 사이가 되었지만.

현실과 영화비교를 떠나서 씁쓸한 건

운여체제인 OS 사만다가 자기 본분에 과연 테오도르 한 사람만 좋아했을 거냐는 것이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분석하고 거기에 맞게 대해주는 사만다.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테오도르는 결국 마지막에도 대상을 좋아한 게 아닐까?

인간에게 의지 못하는 쓸쓸한 존재 아닌 세상인 것 같다.

 


아픈 만큼 성숙해질 테고

그러니 두려워 말고 솔직하고 가슴으로 진정 원하는 사랑을 하시길~~

 

 

 

 

 

Posted by bluej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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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에 대한 열정이란

글 자체가 벌써 하나의 '고백'이다.

우리가 늘 곁에서 만나볼 수 있는

음악에 무감각한 사람보다는

그것에 열광하는 미지의 사람에 대해

우리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반추의 성향이 없는 사람에게 사색이란 있을 수 없다.

-에밀 시오랑-

 

 

정준일이란 가수의 음악을 먼저 좋아했다.

물론 메이트때부터가 되었지만...

메이트의 보컬이 정준일이었다니...

얼굴과 같은 가수였단 것을 알게 된 건 불과 최근. 그것도 우연히 본 '라디오 스타'에서....

ㅡ,.ㅡ

아.. 빨리 다음달 콘서트 시간이 기다려진다.

이번달 폭풍마감이 어서어서 지나가길...

정신, 체력 방전되기 일보직전..

 

 

 

 

 

그대를 바라보면

포근함을 느꼈지

아직도 나에게 남아있는

그대의 모습

나의 마음 고요하게 해



언젠가 그대는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었지

사랑은 슬픈 이별보다

아픈 거라고

하지만 내님 떠나고

이제 나 홀로 남아

그대의 앞길을 비추네



지나간 기억 속에

그대 모습 생각나

견딜 수가 없는

혼자만의 외로움들은

나의 마음 허무하게 해


언젠가 그대는

눈물을 흘리며 내게 말했었지

사랑은 슬픈 이별보다

아픈 거라고

하지만 내님 떠나고

이제 나 홀로 남아

그대의 앞길을 비추네

그대의 그대의 앞길을 비추네



사랑은 슬픈 이별보다

아픈 거라고

하지만 내님 떠나고

이제 나 홀로 남아

그대의 앞길을 비추네 비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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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새들을 날려 보냈던 기억의 가지들을 위하여

어느 계절까지 힘겹게 손을 들고 있는가.

-기형도 <조치원>-

 

사랑하는 자는 하나의 장소를 만나고, 다른 계절로 떠나야 한다.

사람의 계절은 보다 더 짧거나 더 강렬하거나 더 느릴 수도 있다.

우리가 같은 문장에 머무를 수 없는 것처럼, 생을 통해 하나의 계절을 지킬 수는 없다.

계절이란 기억과 시간에 대한 단념의 이름이다.

 

 

봄은 단념하기 좋은 계절이다.

아름답고 불가능한 계절들.

 

계절들이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어떤 리듬일 뿐이다.

그 몇 개의 계절들은 돌이킬 수도 돌이킬 필요도 없었다.

지난 계절의 지독했던 기침을 어느 날 문득 삼켜버린 것처럼, 그렇게 그 세월을 삼켜버리면 되었다.

익숙한 거리의 상점과 밥집들이 잊히는 것처럼, 그렇게 망각의 힘을 믿게 될 것이다.

계절에는 미래가 없다.

한번 가지에서 날아간 새들이 어디로 갔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다만 저녁의 새들이 갑자기 침묵하는 순간처럼,

그 계절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순간이 있는 것이다.

 

서로 엇갈리는 긴 시간보다 분명한 것은 그 기억조차 흐려지는 날이 온다는 것.

언어만이 그 계절들을 봉인한다.

어떤 사랑의 이야기는 망각의 힘으로, 망각하려는 힘으로, 다시 쓰인다.

기억보다 더 오래된 세월을 향해.

-이광호 <사랑의 미래>-

 

어느 한 구절의 우연한 발견으로 주문했던 책.

그렇게 봄과 함께 찾아온 메마른 감성을 촉촉히 젹셔주는 글을 만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봄은 단념하기 좋은 계절이다. 기억보다 더 오래된 세월을 향하기위한...

한강을 가기에도 좋은 계절이다. 음악이 있어서 좋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이제 책을 들고 종종 야외로 나가야겠다.

 

 

 

 

 

 


 

 

Posted by bluej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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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은 차가운 물을 부으면 잘 녹지 않습니다.

뜨거운 물을 부어야 잘 녹습니다.

뜨거운 물은 사랑이고 배려이고 베풂이고

나눔이고 어울림이고 동행이고 감사이고 기쁨입니다.

뜨거운 물이 될 수 있어야 진정한 벗을 얻습니다.

-인생 사용설명서-

 

 

 

 

 

 

 

역시 디즈니 다웠다.

잠시 어른이라는 것을 잊게 해주는 것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힘이 아닐까싶다.

디즈니는 항상 ‘진정한 사랑'이라면 힘을 갖게 된다는 메시지를 담아 전해준다.

남녀의 사랑 뿐 아니라 가족의 사랑까지도 모두 깨닫게 해주는..

비록 애니메이션일지라도 어른이 눈물을 훔쳐도 절대 챙피하지 않은..

그래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언제나 기대이상이다. 

108분의 시간이 10분인 것 같은..

감성, 감동 충만하게 충전하고 돌아왔다.

너무도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2013년은 '어바웃 타임'으로 따숩게 마무리했다면

2014년은 '겨울 왕국'으로 따숩게 한해를 시작한다.

 

 

 

 

 

 

 

 

 

 

 

 

 

 

사랑은 열린문이다.

다잊어 다 잊어

 

하늘 바람과 살거야

다잊어 다잊어

이제 다시 울지 않을래

살아갈래

폭풍몰아쳐도

이제 겁나지 않아

문을 열고 나갈거야


진정한 사랑만이 얼어붙은 심장을 녹일거야.

 

 

 

 

 

 

 

 

'Let It Go' 겨울왕국 OST -효린



오늘밤 내린 하얀 눈은 온 세상을 뒤덮고

외로움 한 가운데 나 홀로 남겨졌네

내 안의 부는 바람 거친 폭풍 되고

정말 힘든 맘 하늘은 알겠지

맘 열지 마 보여주지 마 너를 감춰 숨겨둬야 해

그 아무도 내 모습을 알지 못하게




let it go let it go 더 이상 참지 않아

let it go let it go 나는 이제 떠날래

난 이곳에 여기 이곳에

let it go let it go 외로움 따윈 상관없어




거릴 두고 보면 모든게 작아보여

나를 두렵게 했던것 이제 겁나지 않아

차가운 공기들 속에 의지는 강해져

내가 뒀던 세상 향해 이제 소리칠거야



let it go let it go 더 이상 참지 않아

let it go let it go 나는 이제 떠날래

난 이곳에 여기 이곳에

let it go let it go 외로움 따윈 상관없어


그동안 내 삶은 어둠에 갇혔었지

이제는 달라, 어제의 내가 아냐

나를 찾지 마



let it go let it go 더 이상 참지 않아

let it go let it go 나는 이제 떠날래

난 이곳에 여기 이곳에

let it go let it go 누구도 날 막지 못해

 

 

 

 

 

 

 

 

 

 

 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 겨울왕국 OST - Froz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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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滿月)   -황진이-

희뿌연 실타래 속 조각달은

지구에서 고개 든 누구에게나 애처롭다

천상의 금실로

한 땀 한 땀 검은 밤들을 수놓아

마침내 차란거리며 빛나는 만월(滿月)


 

곳곳에 가루 되어 뿌려져 내림이

지상에서 유일한 樂이요,

진정한 완성이라던 수줍은 속삭임

텅 빈 두 손 설레임으로 채우는 달,

충만을 내려놓고 보람으로 저무는 달



너는 그런 달을 닮았고

나는 그런 너를 담는다

 

 

-따뜻한 만남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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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仙人은 정제된 외로움과 그리움, 서러움을 아는 사람이다.

아무렴 굳어진 가슴으로 무슨 사랑을 할 터이냐.

 

우주 안에서 외로움을 아는 자가

비로소 사랑을 할 수 있을 것이요,

그리움을 수시로 느끼는 자가 바로

본향을 찾아갈 수 있는 힘이 있으며,

서러움을 아는 자야말로

진정 타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가 되리.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며

잔잔히 바라보고 즐길 수 있겠니.

외로움을 즐기라고 하였거늘,

기회가 올 때마다 외면을 하는구나.

 


그 안에 침잠해서 고요히 푹 빠져 본다면

네가 온 곳을 향한 강한 이끌림으로

저도 모르게 호흡이 깊어지리니

아이야, 외로움이 찾아오면

반갑게 앉아 보아라.

 


그곳에서 트이고 가게 되는 곳이 있으리니

그저 한없이 노를 저어라.

가고 가다 보면

네가 닿는 그곳에 황금빛 꽃 피어나

그간의 외로움을 어루만저 주리라.

너의 온갖 서러움이 꽃으로 화하리라.

그리움이 정녕 그곳에 닿아

하늘을 돌아 하늘로 가는 길로 안내하리라.

 


개인의 상념을 버리고

우주의 외로움으로 들어 보아라.

우주는 그 외로움으로

버티고 존재하느니라.

 


저기 어린 눈망울들이 하나같이 반짝거리며

외로움, 서러움, 그리움으로

아롱거리는 것이 보이지 않니.

하늘하늘 날아서 꽃을 피워 주어라.

너의 있는 자리가 그런 꽃밭이 되게 하여라.

 


그런 존재가 되어라.

그리하여 그 모든 외로움과 그리움과 서러움은

가장 아름다운 선물로 보답 받으리.

실로 황금빛으로 찬란할

하늘의 성일러니

그것을 보리라.

그곳에 닿으리라.

 


기쁨의 춤을 나와 함께 추리라.

 

-황진이 <너는 사랑이라 말하지만 나는 그리움이라 말한다>-

 

 

정말 딱 일주일만 황진이를 만나보고 싶다.

급 궁금해진다.

황진이의 시재들을 읽어보면 진정 고독을 즐길 줄 아는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 보는 여인이었을 터.

그녀의 깊이와 애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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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런 사실을 잘 몰랐습니다.

그저 알에서 부화해서 눈부신 세상의 공기를 맛보는 기쁨으로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엄마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부지런히 받아먹는 재미에 빠져 내가 날개가 한 짝뿐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차차 시간이 지나고 날기를 배워야 할 때쯤 되어서야 나는 내가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날기 위하여 온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수없이 둥지 밖으로 뛰어내렸습니다.

날지 못하는 새는 새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 정도 고통쯤은 어디까지나 날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둥지 밖으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러자 나는 곧 날개가 한 짝뿐이기 때문에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엄마, 왜 내 날개가 하나뿐이지? 왜 하나뿐이야?"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놀라지 말아라. 봐라, 이 엄마도 날개가 하나뿐이다."

"엄마, 날개가 하나뿐인데 어떻게 날 수가 있어요? 나는 지금 날개가 하나뿐이기 때문에 날 수가 없잖아요?"

"그건 엄마가 어른이기 때문이다. 너도 어른이 되면 날개가 하나라도 얼아든지 날 수 있다.

그러니까 날기 위해서는 먼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엄마, 기다림이 뭐에요?"


"그건, 우리를 날 수 있게 하는 귀한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날기보다 먼저 기다림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기다림 끝에 날 수 있다."

나는 엄마의 말씀에 적이 안심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기는 싫었지만

그날부터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무엇을 기다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습니다. 나는 둥지 안에서 늘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날 아침 햇살이 나를 보고 "너도 다 컸구나" 하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어른이 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당장 둥지 밖으로 나와 날기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오리처럼

뒤뚱거리다가 날개가 없는 오른쪽으로 픽 쓰러지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기를 기다렸다가

재차 시도해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엄마, 어른이 되어도 날 수가 없잖아요?"

"사랑을 한번 해보렴. 사랑을 해야 날 수가 있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바위에 머리를 부딪친 것같이 정신이 멍했습니다. 그 말은 내가 생전 처음 들어본 말이었습니다.

"엄마, 사랑을, 어떻게 하죠?"

"네가 직접 한번 경험해보렴."


사랑을 하지 않으면 날 수 없나요?"

"그렇단다. 우리는 사랑을 하지 않으면 날 수 없단다. 엄마가 한쪽 날개만으로 날 수 있는 건 바로 사랑을 하기 때문이란다."

날기 위해서는 사랑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엄마가 어른이 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한 것은 바로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들뜬 마음으로 사랑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엄마한테 물어보아도 어디까지나 내 힘으로 사랑을 찾아야 한다고만

할 뿐 더 이상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풀잎아, 사랑이 뭐니?"

나는 길을 가다가 풀잎에게 물었습니다. 풀잎은 그저 말없이 웃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길을 가다가 나랑 똑같이 생긴 새 한 마리를 만나 그만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순간, 내 가슴은 떨려왔습니다. 사랑은 눈이 마주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풀잎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을 무슨 풀잎의 이름인 줄 알았던 나 자신이 우스워 그만 픽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자 그 새도 나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우리는 처음 만나자마자 그렇게 한동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웃음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날기 위하여 서로 사랑을 찾아나섰다는 사실을 곧 알아차렸습니다.

그도 사랑하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이 날기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말과는 달리 우리는 날 수가 없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기를 기다려 서로 몸을 밀착시키고 함께 날개를 움직였으나 날기는 커녕 그대로 언덕 아래로

곤두박질쳐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엄마한테 대들 듯이 말했습니다.

 

"엄마, 사랑을 해도 날 수가 없어요. 왜 그런 거짓말을 하세요?"

"그건 네가 왼쪽 날개를 지난 새를 만났기 때문이다."

"넌 왼쪽 날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 날기 위해서는 오른쪽 날개를 지닌 새를 만나야 한다.

그러니까 왼쪽 날개를 지닌 새는 오른쪽 날개를 지닌 새를 만나야 하고, 오른쪽 날개를 지닌 새는

왼쪽 날개를 지닌 새는 왼쪽 날개를 지닌 새를 만나야 한다. 그게 우리들의 만남의 불문율이다."

아이 참. 진작 그런 말씀을 해주시지.

나는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하고 싶었으나 속으로 꾹 참고 돌아섰습니다. 그러자 엄마가 조용히 나를 불러 세웠습니다.

"아들아, 중요한 것은 사랑에는 어떤 목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랑은 그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니야. 사랑을 하다 보면 자연히 원했던 삶이 이루어지는 거야."

나는 엄마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사랑을 찾아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나의 첫사랑은 분명 날아야 한다는 데에 목적을 둔 사랑이었습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사랑은 곧 파괴되고

만나는 사실에 마음이 쓰라렸습니다. 산다는 것이 생각보다 무척 힘든 일이라고 여겨진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들아, 엄마가 또 하나 빠뜨린 게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랑을 하더라도 진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 다가왔는지 엄마가 다시 나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여전히 엷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말했습니다.

"진실로 사랑하지 못하면 우리는 날 수가 없다. 우리가 사랑을 한다는 것은 바로

나머지 날개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들아, 사랑을 잃지 않도록 해라.

사랑을 잃으면 우리는 다시는 날 수 없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네가 먼저 사랑해라.

사랑을 받을 생각을 하지 마라. 줄 생각만 해라. 그러면 자연히 사랑을 받게 되고,

우리는 영원히 나머지 한쪽 날개를 얻게 된다."

나는 엄마의 말씀을 명심했습니다.

그리고 말씀 그대로 노력하고 실천했습니다.

지금 나는 한쪽 날개만으로도 마음껏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어떻게 날 수 있었느냐고요? 그건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아도 아마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정호승 <항아리>-

 

 

저는 해금연주를 좋아합니다.

어젯밤 '캐논의 변주곡'을 해금으로 연주한 것이 있나싶어 찾다가 추노 '비익련리' 연주를 듣게 되었죠.

또 이 연주를 듣다보니 정호승 '항아리'가 읽고 싶어졌더랬습니다.

때론 어른에게도 어른 동화가 필요할때가 있습니다.

늦은 밤 책을 꺼내들까하다 명절에는 책을 꺼내들지 말라는 말씀에 꾸욱 참았습니다. 

따뜻한 한줄의 감동과 지켜봐주고 계시다는 관심에 얼었던 심장이 녹았습니다.

하나하나 '좋아요'를 눌러주지 않아도 한마디에 모든 것들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래서 진심이 느껴졌었습니다. 늘 감사하며 살기로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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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uej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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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 감정이 오가는 송신기요, 수신기다.

눈을 통한 감정의 교류는 동물도 할 수 있지만,

서로 꼭 잡은 손은 동물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만의 교류방식이다.

손을 잡는 것은 오로지 인간만이 가능한 통신 수단이다. 부부나 연인끼리 손을 맞잡고 걷는 것은 필수다.

팔짱을 끼는 것은 이별과 분리에 대한 거부의 몸짓이며, 의존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서로 손을 맞잡은 것은 애정의 확인이며, 혼자가 아님을 선언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신분석에서 다루는 핵심적인 감정 가운데 하나가 '이별 불안'이다.

이 불안은 엄마에게서 떨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이다. 태어나 처음으로 걸음마를 배울 때

넘어지면 엄마가 곧바로 달려와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준다.

엄마가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믿음이 우리를 안심하게 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모든 사물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는 초석이 된다.

그런 신뢰를 바탕으로 나중에 커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니 손을 잡고 걸어라.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고 걸어라.

중요한 것은 둘이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걸어간다는 것이다. 마냥 마주보고 걷기만 하면 앞을 보기 어렵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남녀가 서로 포옹하고 키스하는 장면이 아니라,

서로 손을 꼭 잡고 정겹게 걸어가는 모습이다. 손을 마주잡고 오래도록 걸을 수 있는 남녀는 행복하다.

물론 애들을 낳으면 엄마, 아빠 사이에 끼어들어 둘 사이를 떼어놓으려 들지만

애들이 다 크고 나서도 여전히 부부가 서로 손잡고 걸을 수 있다면,

그리고 백발이 되어서도 계속 그럴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복이 어디 있을까.

그럴 수 있는 손이라면 서로 가려운 등을 긁어줄 수도 있고, 서로 손톱을 깎아줄 수도 있으며,

서로 때를 밀어줄 수도 있는 법이다. 더 나아가 서로 힘겨울 때 등을 토닥여주고 포용해주며 땀을 닦아줄 수도 있다.

그러니 손으로 절대로 폭력을 써서는 안된다.

아무리 화가 나더라도 접시를 집어던지고 상대의 목을 조르거나 따귀를 올려서는 안 된다.

이런 습관이 한 번 붙으면 정말 고치기 어렵다. 발을 쓰는 것은 더 나쁘다.

밥상을 뒤엎는 일처럼 인간이 추해보이는 장면도 없을 것이다.

부부 간에 언쟁은 피할 도리가 없는 일이지만, 설사 그렇다 쳐도 입에 담을 수 없는 상욕은 할 짓이 아니다.

 

분이 풀리지 않으면 차라리 집밖으로 나가 한 바퀴 바람을 쏘이고 오는 것이 낫다.

공원 벤치에라도 앉아 곰곰이 생각해보면 자신의 행동에 문제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집에 돌아가 상대의 손을 잡고 "내가 잘못헀어, 미안해"라고 말하면 둘 사이의 문제는 눈 녹듯 사라진다.

우리는 완벽한 인간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살다보면 사랑과 미움의 감정이 교차하기 마련이다.

정신분석이 추구하는 최종 목적도 완벽한 인간, 완벽한 삶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그렇게 사랑과 미움이 교차하는 가운데 서서히 자기 스스로를 달래기도 하고 추스르는 법이다.

그리고 그런 미로의 과정을 통해 마지막 도달하는 깨달음은 상대에 대한 고마움이다.

 

신기한 마술쇼에 푹 빠진 애들은 마술사의 손을 의심하지 않는다.

부모의 사랑에 푹 빠진 애들 역시 부모의 손을 의심하지 않는다. 무슨 잘못을 저질러서 혼이 날 때조차도

부모의 손에 들린 회초리에 의혹의 눈길을 보내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그래도 부모님이 변함없이 자신을 사랑해줄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서로를 사랑하고 신뢰하는 부부도 마찬가지다.

힘겨울 때일수록 손을 내밀어 잡아주고 이끌며 보듬어주는 부부는 진정한 사랑의 마술사들이다.

어쩌다 실수해도 서로를 믿고 그냥 넘어가주는 아량을 보인다.

인간은 진공관 속에 채워진 증류수가 아니다. 온갖 오염된 세상 속을 헤치며 살아가는 생리적 식염수다.

그토록 험한 세파를 헤치고 나가려면 혼자 힘으로는 너무 벅차다.

그래서 서로를 잡아주는 손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이를 닦고 세수하고 밥을 먹고 옷에 단추를 끼우고 구두끈을 맨 후 대문을 나서며 손을 흔든다.

아침마다 헤어지지만 저녁에는 다시 만날 수 있다는 믿음과 안도감으로 그렇게 부담없이 헤어진다.

그런 애틋한 손길이 과연 마지막 가는 순간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마지막 숨이 넘어갈 때 곁에서 손을 잡아주며 두번 다시 잡을 수 없는 그 손을 영원히 놓아야만 한다는 사실에

가슴 아파할까? 그러니 우리의 손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그러니 따스한 마음이 담긴 부드러운 손길에 인색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언젠가는 잡고 싶어도 쓰다듬고 싶어도 더이상 그럴 수 없는 시간이 온다고 생각하면,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가.

그러니 주저하고 망설일 필요가 없다.

매일같이 손을 잡고 실컷 걸어라.

그렇게 손잡고 하염없이 걷다보면 모든 허물도 허세도 만용도, 그리고 온갖 이기심과 자존심도

그야말로 눈앞에서 홀연히 사라지는 법이다.

 

-프로이트를 알면 사랑이보인다-

 

 

 

 

Posted by bluej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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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었다고 비타민을 열심히 챙겨먹었더니

안걸리던 몸살 감기가 지독히 걸렸다.

물만 닿아도 "아파" 소리가 절로나니... 이건 뭐....

 

드라마 '연애시대'를 다시보기 결제했다.

다시봐도 이쁘고 풋풋하고...

주옥같은 나래이션에

선선한 바람부는 이 가을에 감성자극 충만한 '연애시대'

 

 

 

어디서부터가 사랑일까.
걱정되고 보고싶은 마음부터가 사랑일까.
잠을 설칠 정도로 생각이 난다면 그건 사랑일까.
어디서부터가 사랑일까.
오랜 시간이 지나 뒤돌아봐도 그래도 가슴이 아프다면 그게 사랑이었을까.
그건 사랑이었을까.

 

지구상에 65억 인구가 있고 신이 아무리 전지전능하다지만
그 많은 사람의 앞날을 미리 알고 정해 놓을리가 없다.
그런 불필요한 수고를 할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그것은 운명이었다고 믿고 싶어질때가 있다.
지난 날을 돌아보며 그것은 운명이지 않았을까 변명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다른 길을 선택할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잊어버린 채,
그 순간의 그 인연의 깊이와 무게가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워지고 감당할 수 없을때,
누군가 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을때,
내가 그 누군가의 인생을 완전히 틀어 놓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선명해지고 중요해지는 순간을 돌아보며
차라리 그런 만남은 운명이었다고 눈 돌리고 싶어진다.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다.
지난날의 보잘것 없는 일상까지도 기억이란 필터를 거치고 나면 흐뭇해진다.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여서 지금의 나를, 미래의 내가 제대로 알리 없다.
먼 훗날 나는 이때의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가끔은 시간이 흐른다는 게 위안이 된다.
누군가의 상처가 쉬이 아물기를 바라면서.
또 가끔 우리는 행복이라는 희귀한 순간을 보내며,
멈추지 않는 시간을 아쉬워 하기도 한다.

 

산다는 건 어차피 외로움을 견디는 것.
누군가가 그랬지..
지구에 4억 인구가 있다면 4억개의 고독이 있다고...
우리는 어설프게 이기적이고 결국 상처를 입혔다.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어떤 시간은 사람을 바꿔 놓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랑은 시간과 함께 끝나고, 어떤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언젠가 변해버릴 사랑이라해도 우리는 또 사랑을 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것처럼..
시간이라는 덧없음을 견디게 하는 것은 지난날의 기억들.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 나면 기억이 된다.
산다는 것은 기억을 만들어 가는 것.

 

우리는 늘 행복한 기억을 원하지만, 시간은 그 바램을 무시하기도 한다.
일상은 고요한 물과도 같이 지루하지만 작은 파문이라도 일라치면
우리는 일상을 그리워하며 그 변화에 허덕인다.
행운과 불행은 늘 시간 속에 매복하고 있다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려든다.
우리의 삶은 너무도 약하여서 어느날 문득 장난감처럼 망가지기도 한다.
언젠가는 변하고 언젠가는 끝날지라도
그리하여 돌아보면 허무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애달아하면서.
무엇보다도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고통으로 채워진 시간도 지나고,
죄책감 없이는 돌아 볼 수 없는 시간도 지나고
희귀한 행복의 시간도 지나고, 기억되지 않는 수많은 시간을 지나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가끔 싸우기도 하고
가끔은 격렬한 미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가끔은 지루해하기도 하고
자주 상대를 불쌍히 여기며 살아간다.

 

시간이 또 지나 돌아보면 이때의 나는 나른한 졸음에 겨운 듯
염치없이 행복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가 내 시간의 끝이 아니기에 지금의 우리를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THE END. > 사랑과 이별이 있는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그말리온 효과를 아십니까  (0) 2012.10.20
Posted by bluej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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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변화시키려면 그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속담-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것이 있습니다.

타인이지극한 사랑과 정성 덕분에 결과가 좋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말은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피그말리온이 자신이 조각한 아름다운 여인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자,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의 사랑에 감동해 그 여인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은 사람을 진정으로 변화시키며, 사랑의 힘은 위대하고 강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미움으로 나무라면 그 사람은 변화는 커녕 반발심만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으로 감싸 안으십시오.

그러면 그 사람은 온유하게 변화할 것입니다.

 

-짧은 글 큰 지혜중-

 

 

제 사랑이 부족해서 미처 닿지 못했나봅니다.

그 사람을 진정으로 변화시키지 못했니까요....

다음에 만나게 될 그 누군가에게는 진정으로 나의 사랑이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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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  (0) 2012.10.22
Posted by bluej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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