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애니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는 극장에서 꼭 보고 싶어 기다렸던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역시나 제 취향이 이상한지라 개봉관이 많지 않았습니다.
결국 장소도 시간대도 맞지 않아 집에서 쿡으로 보았습니다.
어릴때의 추억, 전하지 못 한 첫사랑의 고백... 그리고 그때의 순수함...
어느날 여름 갑자기 떠나버린 멘마.
차마 말하지 못한 것들.
영화감독 미키 타카히로는
“누구나 추억에 의해 살아가고 때로는 압박감에 못 이겨 움직일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것은
그러한 아픔이 사람을 강하게 만들기 때문이라는 걸 ‘그날 본 꽃’이 가르쳐 준다” 라고 말했습니다.
여운이 많이 남습니다.
처음에 이 장면이 나오는데
마지막에 궁금증이 풀리게 됩니다.
진땅, 멘마 좋아하지? 초평화 버스터즈는 서로 비밀 없어야 돼 진땅: 내가 이런 호박을 왜?
......
멘마: 있잖아, 진땅. 노켓몬이랑 외인은 의미가 똑같았어. 멘마 발견했어. 진땅: 뭐? 외인이면 외국인이잖아 왜 그게 피피톤이랑 같냐? 멘마: 외인을 한자로 어떻게 써? 진땅 진땅: 내가 그것도 모르겠냐? 바깥 사람이라고 쓰잖아 멘마: 맞아. 그럼 노켓몬은 무슨 뜻인지 알아? 진땅: 뭐? 멘마: 노켓몬은 밖에 있어서 안에 못 들어오는 거야. 진땅: 그래 멘마: 똑같잖아. 그러니까 멘마는 노켓몬에 외인이야 멘마 바깥사람이니까 안에 들어가면 안돼 학교나 집 옆집 개집에서 잘까? 밖이니까 그 개, 멘마 보면 꼭 짖어 친해질 수 있을까? 물면 어떡하지? 진땅: 야 무슨 얘기하는 거야 멘마: 국어 시간에 이야기 지어오라고 했잖아. 숙제 진땅: 그랬던가 멘마: 노켓몬 외인. 멘마 이미지 이야기야 진땅: 무슨소리야. 너한테는 비밀기지가 있잖아 초평화 버스터즈 비밀기지! 모두 언제나 갈 수 있는 곳!
진땅, 멘마 좋아하지? 진땅: 좋아해 .....
진땅: 네가 굼떠서 들켰잖아 멘마: 미안 진땅: 개집은 안 돼 숙제 노켓몬 외인 얘기야 네가 개집에서 자도 어딘가로 떠나 버려도 누군가가 꼭 찾을거야 기억해 둬
네가 이제 옆에 없더라도 여기 네가 있었다고 생각하기만 해도 지금까지와는 풍경이 달라 보여 사소한 일조차 소중하게 느껴져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거라고 느껴져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는 것과 자신이 상처를 받는 것은 사실 똑같은 심리 상태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상처 입기 싫다는 마음이 간절할수록 자신을 과잉보호하려 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상대를 공격해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 -가나모리 우라코-
‘무비꼴라쥬 이달의 배우’ 기획전 주인공 '베네딕트 컴버배치'. 베네딕트 컴버배치 팬이신 팀장님과 함께 서둘러 마감후 지난주 퇴근길 구로 CGV로 영화 '어거스트'를 보러갔습니다. 저는 전혀 아무정보도 없이 갔더랬는데 글쎄요. 막장드라마라 하면서 왜 앞에 '고품격'이란 단어를 붙였을까요.
자식들에게 온갖 상처를 남겨주며 독설을 내뿜는 엄마. 이혼위기에 놓인 큰딸. 나중에서야 이복남매인지 알았지만 여하튼 둘째딸은 사촌과의 연애. 이모는 아버지(형부)와의 잠자리. 호색한과 눈맞은 막내딸.
보고있노라면 막장이라기 보단 딸이라면? 누구나 공감되는 가족의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투병으로 인해 약으로 중독된 엄마는 남편에게도 딸에게도 손만 닿아도 얼어붙을 것 같은 차가움과 냉정함을 가졌습니다. 엄마는 말합니다. "나는 다 알고 있다"라고요. 자꾸 뭘 안다는 건지.. 딸들은 그렇게 말하는 엄마를 무시하곤 하죠. 영화를 보시는 연령층마다 엄마를 이해하는 공감이 틀릴 수 있겠지만 결국 그들에게 필요한 독설이었을 뿐이고, 아내로서(동생과 바람났던 남편의 외도를 모른척 눈감아주었고) 엄마로서 부모로서의 역할(동생의 외도, 딸의 이혼, 사촌과의 연애...[참고, 인내하고, 이해하고])은 충실했습니다. 담배와 약에 중독된 그런 엄마가 한심해 보였을수도 가시박힌 말을 내뿜기에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오해가 오해를 쌓고 실망했을 수도요.
세월을 보내고 나이를 먹으며 우리가 쌓아가는 것은 돈이나 명예가 아니라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몇시간의 기억이란 말이 있듯이 아버지 장례식때문에 모두가 모인 자리였지만 세딸이 모인 모습을 보고 엄마가 좋아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엄마에게도 한때 리즈시절이 있었고 엄마이기 전 여자인데 이해보단 엄마는 그냥 나의 부모로서의 엄마로만 느껴지죠.
시몬느 베이유가 말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는 우리가 품고 있던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는 것이라고요. 무시하고 상처받아 보고싶지 않은 엄마의 모습을 자신들이 결국 다른사람들에게 상처주는 모습으로 닮아져 있었고말이죠.
누군가 이영화에서는 불필요한 식탁장면이 너무 많이 보인다라고 했다는군요.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정서적 안정감을 줄때는 가족의 행복한 식사자리일때라고 합니다. 그리고 가장 좋은 교육은 아이들에게 '웃음'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부모 형제나 친근한 사람과 밥을 먹을때는 이런 효과를 주는 옥시토닌이란 호르몬의 분비가 왕성해지죠.
하버드대 연구결과에 따르면 독서환경, 경제능력이 아닌 가족식사 횟수에 비례하여 아이들의 어휘나 능력이 높아진다고 했습니다. 식사시간을 통해서 예절을 배우고 가족과의 관계도 높아지는데 영화를 보시면 알겠지만 식사자리가 전혀 편안하지 않을 뿐더러 정서적으로도 산만하고 불안정합니다. 가족과의 친밀관계가 전혀 되지 않고 있음을 알려주죠.
시간은 빨리 지나갔지만 불편한 진실을 보고 있자니 답답하기도 했습니다. 일단 막장을 뒤로하고 가족이란 이런 모습이 더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더군다나 요즘 현대사회에서 가족과의 식탁의 의미가 점점 사라져 가고 있고요. 때론 부모님의 간섭이 불편하고 저를 철없고 한심하게 생각하는 엄마와의 관계를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미워할때 '용서해야할 이유'보다 '용서하지 못할 이유'를 먼저 찾지는 않았는지..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아둔채 누군가를 사랑할 이유보다 사랑하지 않을 이유를 먼저 찾은 건 아닌지 우연히 보게 된 영화였지만 가족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막장드라마 앞에 '고품격'이란 단어가 들어가지 않았을까싶습니다.
가족이란 그런것 아닐까요? 말하지 않아도 다 안다. 미워해도 우린 가족이다.
생각지도 않게 갔을뿐인데 영화가 끝나고 시네마톡 시간이 있었습니다. 신지혜 아나운서와 한시간 가량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죠. 이 영화를 수입하신 관계자님도 계셨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닥 저는 ...않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