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2.16 나는 그런 너를 담는다
  2. 2013.02.11 이런 사랑을 하렴
  3. 2012.10.22 연애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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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월(滿月)   -황진이-

희뿌연 실타래 속 조각달은

지구에서 고개 든 누구에게나 애처롭다

천상의 금실로

한 땀 한 땀 검은 밤들을 수놓아

마침내 차란거리며 빛나는 만월(滿月)


 

곳곳에 가루 되어 뿌려져 내림이

지상에서 유일한 樂이요,

진정한 완성이라던 수줍은 속삭임

텅 빈 두 손 설레임으로 채우는 달,

충만을 내려놓고 보람으로 저무는 달



너는 그런 달을 닮았고

나는 그런 너를 담는다

 

 

-따뜻한 만남 담기-

 

 

 

 

 

Posted by 제리 bluej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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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그런 사실을 잘 몰랐습니다.

그저 알에서 부화해서 눈부신 세상의 공기를 맛보는 기쁨으로만 가득 차 있었습니다.

엄마가 물어다주는 먹이를 부지런히 받아먹는 재미에 빠져 내가 날개가 한 짝뿐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차차 시간이 지나고 날기를 배워야 할 때쯤 되어서야 나는 내가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날기 위하여 온몸에 피멍이 들 정도로 수없이 둥지 밖으로 뛰어내렸습니다.

날지 못하는 새는 새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 정도 고통쯤은 어디까지나 날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에 정말 열심히 둥지 밖으로 뛰어내렸습니다.

그러자 나는 곧 날개가 한 짝뿐이기 때문에 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

"엄마, 왜 내 날개가 하나뿐이지? 왜 하나뿐이야?"

"너만 그런 게 아니다. 놀라지 말아라. 봐라, 이 엄마도 날개가 하나뿐이다."

"엄마, 날개가 하나뿐인데 어떻게 날 수가 있어요? 나는 지금 날개가 하나뿐이기 때문에 날 수가 없잖아요?"

"그건 엄마가 어른이기 때문이다. 너도 어른이 되면 날개가 하나라도 얼아든지 날 수 있다.

그러니까 날기 위해서는 먼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엄마, 기다림이 뭐에요?"


"그건, 우리를 날 수 있게 하는 귀한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들은 날기보다 먼저 기다림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기다림 끝에 날 수 있다."

나는 엄마의 말씀에 적이 안심이 되었습니다. 어른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기는 싫었지만

그날부터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무엇을 기다린다는 것은 참으로 힘들고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습니다. 나는 둥지 안에서 늘 어른이 되기를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날 아침 햇살이 나를 보고 "너도 다 컸구나" 하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어른이 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는 당장 둥지 밖으로 나와 날기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오리처럼

뒤뚱거리다가 날개가 없는 오른쪽으로 픽 쓰러지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기를 기다렸다가

재차 시도해보아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엄마, 어른이 되어도 날 수가 없잖아요?"

"사랑을 한번 해보렴. 사랑을 해야 날 수가 있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바위에 머리를 부딪친 것같이 정신이 멍했습니다. 그 말은 내가 생전 처음 들어본 말이었습니다.

"엄마, 사랑을, 어떻게 하죠?"

"네가 직접 한번 경험해보렴."


사랑을 하지 않으면 날 수 없나요?"

"그렇단다. 우리는 사랑을 하지 않으면 날 수 없단다. 엄마가 한쪽 날개만으로 날 수 있는 건 바로 사랑을 하기 때문이란다."

날기 위해서는 사랑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그때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엄마가 어른이 될 때를 기다려야 한다고 한 것은 바로

사랑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들뜬 마음으로 사랑을 찾아 길을 떠났습니다.

그러나 사랑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엄마한테 물어보아도 어디까지나 내 힘으로 사랑을 찾아야 한다고만

할 뿐 더 이상 아무것도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풀잎아, 사랑이 뭐니?"

나는 길을 가다가 풀잎에게 물었습니다. 풀잎은 그저 말없이 웃을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한참 길을 가다가 나랑 똑같이 생긴 새 한 마리를 만나 그만 눈이 딱 마주치고 말았습니다.

순간, 내 가슴은 떨려왔습니다. 사랑은 눈이 마주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음속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풀잎처럼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랑을 무슨 풀잎의 이름인 줄 알았던 나 자신이 우스워 그만 픽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자 그 새도 나를 보고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우리는 처음 만나자마자 그렇게 한동안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우리의 사랑은 그렇게 웃음 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날기 위하여 서로 사랑을 찾아나섰다는 사실을 곧 알아차렸습니다.

그도 사랑하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이 날기를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말과는 달리 우리는 날 수가 없었습니다.

강한 바람이 불기를 기다려 서로 몸을 밀착시키고 함께 날개를 움직였으나 날기는 커녕 그대로 언덕 아래로

곤두박질쳐버리고 말았습니다.

나는 엄마한테 대들 듯이 말했습니다.

 

"엄마, 사랑을 해도 날 수가 없어요. 왜 그런 거짓말을 하세요?"

"그건 네가 왼쪽 날개를 지난 새를 만났기 때문이다."

"넌 왼쪽 날개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서로 힘을 합쳐 날기 위해서는 오른쪽 날개를 지닌 새를 만나야 한다.

그러니까 왼쪽 날개를 지닌 새는 오른쪽 날개를 지닌 새를 만나야 하고, 오른쪽 날개를 지닌 새는

왼쪽 날개를 지닌 새는 왼쪽 날개를 지닌 새를 만나야 한다. 그게 우리들의 만남의 불문율이다."

아이 참. 진작 그런 말씀을 해주시지.

나는 엄마한테 그런 말을 하고 싶었으나 속으로 꾹 참고 돌아섰습니다. 그러자 엄마가 조용히 나를 불러 세웠습니다.

"아들아, 중요한 것은 사랑에는 어떤 목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사랑은 그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있는 게 아니야. 사랑을 하다 보면 자연히 원했던 삶이 이루어지는 거야."

나는 엄마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며 사랑을 찾아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나의 첫사랑은 분명 날아야 한다는 데에 목적을 둔 사랑이었습니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사랑은 곧 파괴되고

만나는 사실에 마음이 쓰라렸습니다. 산다는 것이 생각보다 무척 힘든 일이라고 여겨진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아들아, 엄마가 또 하나 빠뜨린 게 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사랑을 하더라도 진실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언제 다가왔는지 엄마가 다시 나를 불러 세웠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여전히 엷은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말했습니다.

"진실로 사랑하지 못하면 우리는 날 수가 없다. 우리가 사랑을 한다는 것은 바로

나머지 날개를 얻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들아, 사랑을 잃지 않도록 해라.

사랑을 잃으면 우리는 다시는 날 수 없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네가 먼저 사랑해라.

사랑을 받을 생각을 하지 마라. 줄 생각만 해라. 그러면 자연히 사랑을 받게 되고,

우리는 영원히 나머지 한쪽 날개를 얻게 된다."

나는 엄마의 말씀을 명심했습니다.

그리고 말씀 그대로 노력하고 실천했습니다.

지금 나는 한쪽 날개만으로도 마음껏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어떻게 날 수 있었느냐고요? 그건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아도 아마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실 것입니다.

-정호승 <항아리>-

 

 

저는 해금연주를 좋아합니다.

어젯밤 '캐논의 변주곡'을 해금으로 연주한 것이 있나싶어 찾다가 추노 '비익련리' 연주를 듣게 되었죠.

또 이 연주를 듣다보니 정호승 '항아리'가 읽고 싶어졌더랬습니다.

때론 어른에게도 어른 동화가 필요할때가 있습니다.

늦은 밤 책을 꺼내들까하다 명절에는 책을 꺼내들지 말라는 말씀에 꾸욱 참았습니다. 

따뜻한 한줄의 감동과 지켜봐주고 계시다는 관심에 얼었던 심장이 녹았습니다.

하나하나 '좋아요'를 눌러주지 않아도 한마디에 모든 것들이 담겨있었습니다.

그래서 진심이 느껴졌었습니다. 늘 감사하며 살기로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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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리 bluej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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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먹었다고 비타민을 열심히 챙겨먹었더니

안걸리던 몸살 감기가 지독히 걸렸다.

물만 닿아도 "아파" 소리가 절로나니... 이건 뭐....

 

드라마 '연애시대'를 다시보기 결제했다.

다시봐도 이쁘고 풋풋하고...

주옥같은 나래이션에

선선한 바람부는 이 가을에 감성자극 충만한 '연애시대'

 

 

 

어디서부터가 사랑일까.
걱정되고 보고싶은 마음부터가 사랑일까.
잠을 설칠 정도로 생각이 난다면 그건 사랑일까.
어디서부터가 사랑일까.
오랜 시간이 지나 뒤돌아봐도 그래도 가슴이 아프다면 그게 사랑이었을까.
그건 사랑이었을까.

 

지구상에 65억 인구가 있고 신이 아무리 전지전능하다지만
그 많은 사람의 앞날을 미리 알고 정해 놓을리가 없다.
그런 불필요한 수고를 할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운명을 믿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그것은 운명이었다고 믿고 싶어질때가 있다.
지난 날을 돌아보며 그것은 운명이지 않았을까 변명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다른 길을 선택할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 잊어버린 채,
그 순간의 그 인연의 깊이와 무게가 시간이 지날수록 무거워지고 감당할 수 없을때,
누군가 나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을때,
내가 그 누군가의 인생을 완전히 틀어 놓았다고 밖에 할 수 없을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선명해지고 중요해지는 순간을 돌아보며
차라리 그런 만남은 운명이었다고 눈 돌리고 싶어진다.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다.
지난날의 보잘것 없는 일상까지도 기억이란 필터를 거치고 나면 흐뭇해진다.
기억이란 늘 제멋대로여서 지금의 나를, 미래의 내가 제대로 알리 없다.
먼 훗날 나는 이때의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가끔은 시간이 흐른다는 게 위안이 된다.
누군가의 상처가 쉬이 아물기를 바라면서.
또 가끔 우리는 행복이라는 희귀한 순간을 보내며,
멈추지 않는 시간을 아쉬워 하기도 한다.

 

산다는 건 어차피 외로움을 견디는 것.
누군가가 그랬지..
지구에 4억 인구가 있다면 4억개의 고독이 있다고...
우리는 어설프게 이기적이고 결국 상처를 입혔다.
자신에게도.. 남에게도...

 

 

 

어떤 시간은 사람을 바꿔 놓는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랑은 시간과 함께 끝나고, 어떤 사랑은 시간이 지나도 드러나지 않는다.
언젠가 변해버릴 사랑이라해도 우리는 또 사랑을 한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것처럼..
시간이라는 덧없음을 견디게 하는 것은 지난날의 기억들.
지금 이 시간도 지나고 나면 기억이 된다.
산다는 것은 기억을 만들어 가는 것.

 

우리는 늘 행복한 기억을 원하지만, 시간은 그 바램을 무시하기도 한다.
일상은 고요한 물과도 같이 지루하지만 작은 파문이라도 일라치면
우리는 일상을 그리워하며 그 변화에 허덕인다.
행운과 불행은 늘 시간 속에 매복하고 있다가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달려든다.
우리의 삶은 너무도 약하여서 어느날 문득 장난감처럼 망가지기도 한다.
언젠가는 변하고 언젠가는 끝날지라도
그리하여 돌아보면 허무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우리는 이 시간을 진심으로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슬퍼하고, 기뻐하고, 애달아하면서.
무엇보다도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고통으로 채워진 시간도 지나고,
죄책감 없이는 돌아 볼 수 없는 시간도 지나고
희귀한 행복의 시간도 지나고, 기억되지 않는 수많은 시간을 지나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우리는 가끔 싸우기도 하고
가끔은 격렬한 미움을 느끼기도 하고
또 가끔은 지루해하기도 하고
자주 상대를 불쌍히 여기며 살아간다.

 

시간이 또 지나 돌아보면 이때의 나는 나른한 졸음에 겨운 듯
염치없이 행복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가 내 시간의 끝이 아니기에 지금의 우리를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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